피가로의 결혼
피가로의 결혼
작곡-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1756-1791)
대본-보마르셰/로렌조 다폰테
오스트리아 찰츠부르크에서 태어난 모차르트는 음악가 집안에서 음악적 천재성을 인정받아 어려서부터 유럽 전역에 연주여행을 다니면서 명성을 떨쳤습니다. 비엔나로 이주한 모차르트는 희곡작가 다폰테를 만나 서로의 천재성을 알아본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피가로의 결혼><돈조반니><코지판투테>등 여러편의 오페라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희곡작가 보마르셰의 3부작 중 <세비야의 이발사> 후속작품인 <피가로의 결혼>을 다폰테가 부파오페라이면서도 매우 시적이고 서정적인 내용으로 각색을 하여 시대적으로는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나중에 작곡 되었지만 내용상으로는 <세비야의 이발사>를 먼저 읽고 <피가로의 결혼>을 나중에 읽어야 이야기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스페인 세비야의 떠돌이 이발사인 피가로가 지략으로 알마비바백작과 로지나의 결혼을 성사시킨 공로로 백작의 성에서 살게 되고 백작부인이 된 로지나의 하녀인 수잔나와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시작해보죠. 백작의 하인과 하녀가 만나서 결혼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중세에는 영주에게 어떤 권리가 있었는가 하면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영주는 영주의 성 안에서 결혼하는 모든 신부의 초야권(신랑과의 합방 전에 영주가 신부와 첫날밤을 함께 보내는 권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초야권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백작과 백작에게 자신의 첫날밤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피가로와 수잔나의 눈물겨운 분투가 매우 희극적으로 펼쳐집니다.
모차르트는 주요인물들 간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매우 재치있고 유쾌하게 펼쳐갑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에는 귀족에 맞서는 평민들의 고군분투와 팽민들의 승리라는 값진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피가로의 결혼>이 발표되고 3년 후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게 됩니다. 어쩌면 모차르트는 정치적 소신을 표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으로 새로운 기운이 태동되고 상승하는 중심에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
피가로(B)-백작의 하인
수잔나(S)-백작부인의 하녀
알마비바백작(B)
백작부인(S)-로지나
케루비노(MS)-백작의 어린 시종
마르첼리나(MS)-피가로의 채권자
바르톨로(BS)-로지나의 후견인
바질리오(T)-음악교사
안토니오(BS)-정원사
바르바리나(MS)-안토니오의 딸
주요아리아
피가로-백작이 춤을 춘다면 나는 기카 반주를
바르톨로-복수는 통쾌한 일
케루비노-나자신 나를 알수가 없네
피가로-더는 날지 못하리 나비
백작부인-그리운 시절은 가고
백작부인,수잔나-편지의 이중창 '산들바람은 불어오는데'
바르바리나-나타나지 않는 운이 나쁜 핀이여
피날레-이제부터 결혼식 피로연을
줄거리
제1막
흥겹고 익살맞은 서곡으로 극이 시작됨을 알립니다. 이 서곡은 단독으로 연주될 만큼 유명합니다.
막이 오르면 수잔나는 몸단장을 하고 있고, 피가로는 백작에게서 물려받은 호화로운 침대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어디에 놓으면 좋을까 궁리하면서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백작의 속셈을 아는 수잔나는 피가로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좋아만하지 말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한마디 던져놓고 나갑니다.
피가로는 혼자 남아 '만일 주인님께서 춤을 추시겠다면 기타로 반주를 해 드리겠습니다. 만일 춤 연습을 하시겠다면 가르쳐드리기는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딴 생각이 계시다면 그건 천만에 말씀! 내가 그런 계략은 뒤집어놓고야 말겠습니다.'라고 노래를 부르고 퇴장합니다.
마르첼리나가 피가로의 차용증서를 가지고 등장합니다. 그 차용증서에는 돈을 못 갚으면 이 나이든 여인과 결혼해주겠다는 약속이 들어있습니다.
이것은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로지나와 결혼하고 싶었으나 피가로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한 로지나의 후견인인 바르톨로가 피가로를 좋아하는 마르첼리나를 부추긴 상황입니다.
수잔나와 마르첼리나의 언쟁이 시작되고 수잔나의 입심에 마르첼리나는 지고맙니다.
수잔나와의 말싸움에서 진 마르첼리나와 바르톨로가 퇴장을 하고 백작부인을 사모하는 시동 케루비노가 간밤에 정원사의 딸 바르바리나와 밀회하다 백작에게 들켜 성에서 쫓겨나게 되었다고 울상이 되어 나타납니다.
그때 백작이 들어오는 기척에 깜짝 놀란 케루비노는 의자 뒤에 몸을 숨깁니다. 백작은 수잔나가 혼자 있는 줄 알고 치근덕거립니다. 이때 바질리오가 백작을 찾아 등장하여 당황한 백작은 소퐈뒤로 숨고 케루비노가 들킬까봐 수잔나는 케루비노를 옷으로 감춰 줍니다. 숨은 백작과 들킬까봐 몸조심하는 케루비노의 숨바꼭질 같은 동작들이 유쾌하게 표현됩니다. 바질리오는 백작이 숨어있는 줄도 모르고 수잔나에게 케루비노와 백작부인이 좀 수상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 소리에 백작은 화가 나서 자초지종을 말하라고 소리치며 나옵니다. 바질리오는 놀라고 수잔나는 당황하는데 그들 3인의 3중창은 매우 뛰어난 아리아로 손꼽힙니다.
백작은 화가 나서 숨어 있다가 들킨 케루비노에게 쫓겨나는 대신에 군대에 들어가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피가로가 어쩔줄 몰라하는 케루비노를 빈정대는 아리아 '다시는 날지 못하리 나비'를 부르는데 막이 내립니다.
제2막
무대 정면에 백작부인의 침실 왼쪽에 빈방 오른쪽에 수잔나의 방이 나란히 있습니다.
(이 방 세개에서 숨고 찾아내려하는 옥신각신이 유쾌하게 펼쳐집니다.)
백작부인이 침실에서 식어버린 백작의 사랑을 되찾아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수잔나가 와 이어서 피가로가 등장하여 세 사람은 백작을 곯려줄 계략을 꾸밉니다. 백작에게 백작부인의 밀회사실을 거짓으로 알리는 편지를 쓰고 케루비노를 수잔나로 변장시켜 수잔나가 백작을 유인하고 백작부인이 기다렸다가 현장에 나타나 백작에게 망신을 주자는 것이지요.
피가로가 의기양양하게 퇴장을 하고 군복을 입은 케루비노가 풀이 죽어 백작부인에게 작별인사를 하려고 들어옵니다. 수잔나와 백작부인은 방문을 잠그고 케루비노에게 여장을 시킵니다.(소년의 역할을 메조소프라노가 자주 맡 게되고 여장한 케루비노는 정말 여자처럼 예쁩니다.)
그때 백작이 잠긴 방문을 노크합니다. 그 소리에 케루비노는 빈방으로 숨고, 수잔나는 커튼 뒤에 숨고 백작부인이 잠긴 문을 엽니다. 백작은 잠긴 빈방이 의심스러워서 빈방문을 열라 하고 백작부인은 열쇠가 없어서 열 수 없다고 합니다. 백작은 문을 부수겠다며 도끼를 가지러 나갑니다. 그 틈에 수잔나가 빈방에 숨고, 케루비는 창을 열고 뛰어내려 도망칩니다. 도끼를 들고 나타난 백작이 억지로 빈방문을 열자 빈방 안에는 수잔나가 있습니다.
백작부인은 자신을 그렇게 못 믿겠느냐고 화를 내고 부인의 얼굴 볼 면목이 없는 백작은 그저 용서를 빕니다. 이때 피가로가 들어와서 악대가 도착했으니 빨리 식을 올려달라고 간청합니다.
한편, 마르첼리나는 바질리오와 바르톨로를 거느리고 나타나서 백작에게 차용증서를 보이고는 피가로가 돈을 갚지 못하면 결혼하기로 되어있으니 공정한 재판을 열어달라고 청합니다. 딴 생각이 있는 백작은 이때다 싶어 미소를 짓는데 피가로와 수잔나 그리고 백작부인은 망연자실하여 말을 잇지 못합니다.
제3막
성안의 넓은 접견실에서 재판장이 될 백작이 오늘은 알 수 없는 일만 생긴다고 독백하고 백작부인과 짠 수잔나가 약속대로 일을 진행시킬 것을 의논합니다.
그들을 발견한 백작이 수잔나에게 은밀히 이따가 정원으로 나와 달라고 청하고 수잔나는 알겠노라고 대답합니다.
법관 돈 쿠르찌오, 마르첼리나, 바르톨로, 피가로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피가로는 이 마르첼리나와 바르톨로가 젊었을 때 사랑해서 낳은 뒤 버린 자식이었던 것이 밝혀지게 되면서 상황이 반전됩니다. 피가로가 오이디프스도 아닌데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을 할 뻔 했습니다
얼떨떨한 백작과 법관, 느닷없이 아버지 어머니가 생긴 피가로와 수잔나,자신들의 사랑의 결실인 아들을 찾게된 바르톨로와 마르첼리나가 6중창으로'귀여운 내 아들아, 어머니의 포옹을'을 부릅니다. 백작과 법관이 퇴장한 뒤 나머지 네 사람은 이제 성주 따위는 두렵지 않다면서 부모자식간의 재회의 기쁨에 손에 손을 잡고 퇴장합니다.
수잔나와 옷을 바꿔입고 수잔나와 밀회를 하러 나올 백작을 기다리는 백작부인은 하녀와 옷을 바꾸어 입으면서까지 남편의 버릇을 잡아야 하는 자신의 신세한탄을 합니다. 수잔나는 백작에게 줄 편지를 쓰고 편지봉투를 백작부인의 핀으로 봉합니다. 편지에는 '핀은 돌려주세요'라고 적혀있습니다.
곧이어 마을 처녀들이 결혼식을 위해서 꽃다발을 들고 들어옵니다. 그 중에는 여장으로 변장한 케루비노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딸 방에서 케루비노의 모자를 발견한 정원사 안토니오가 백작에게 케루비노가 아직 군대로 떠나지 않았다고 일러바칩니다. 백작은 꽃을 든 마을 처녀즐 중에 숨을 케루비노를 발견하고 바르바리나는 백작과 안토니오에게 케루비노와 사귈 수 있도록 허락을 해달라고 간절히 청합니다.백작은 괘씸하여 여러 이유를 둘러대지만 피가로의 핀잔으로 허락을 해줍니다. 사태가 진정되어 모두 퇴장을 하고 백작과 백작부인만 남아있습니다.
백작부부가 자리에 앉은 뒤 꽃다발을 든 마을처녀들의 혼례의 행렬이 들어오고 수잔나는 백작에게서 신부의 화관을 받는 순간 백작에게 편지를 주는데 백작은 편지를 봉한 핀에 손가락을 찔리자 핀을 바닥에 버립니다.
제4막
깜깜한 밤 정자가 좌우로 있는 정원에 호롱불을 든 바르바리나가 들어옵니다.
백작의 명령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핀을 찾으며 '나타나지 않는 운이 나쁜 핀이여'를 부릅니다.
피가로와 마르첼리나가 나오자 바르바리나는 수잔나의 핀을 찾아 백작에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피가로는 마르첼리나의 핀을 하나 뽑아서 바르바리나에게 줍니다. 핀을 백작에게 가져다주려고 바르바리나는 퇴장을 하고 수잔나의 배신을 분개하는 피가로에게 마르첼리나는 결코 그럴 여자가 아니라고 달래보지만 피가로는 바르톨로와 바질리오에게 백작과 수잔나의 밀회하는 현장에 뛰어들자고 청합니다.
수잔나의 옷을 입은 백작부인이 왼쪽 정자 안에 있습니다. 백작은 자기 부인을 수잔나로 생각하고 다가가 달콤한 말로 속삭입니다.
상황이야 어찌되었든 행복한 표정의 백작과 백작부인.
피가로는 백작부인의 옷을 입은 수잔나를 백작부인이라 오해하지만 바로 수잔나의 목소리를 알아챕니다. 그러나 수잔나를 놀래주려고 ' 부인을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능청을 부리자 수잔나는 화를 내고 자신의 정체를 밝힙니다.
그때 백작이 나타나자 수잔나는 다시 백작부인이 되어 피가로에게 "나는 당신의 것이에요" 라고 말하고 오른쪽 정자 안으로 들어갑니다.
백작은 자기 부인이 피가로와 정자안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 모두 모이라고 소리를 칩니다. 백작의 외침소리에 바르톨로, 안토니오, 바질리오, 돈 쿠르찌오가 횃불을 들고 등장합니다.
백작은 "이 더러운 것들"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정자 문을 엽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는 케르비노, 바르바리나, 마르첼리나, 수잔나 그리고 피가로가 나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자기가 수잔나하고 밀회를 하던 왼편 정자 속에서는 진짜인 자기 부인이 나옵니다. 백작은 어쩔 줄을 몰라하며 당황합니다.
백작의 망신스러운 모습에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하면서 기쁨을 노래합니다. 백작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자! 결혼식을 축하하러 가자" 고 피가로와 스잔나, 케르비노와 바르바리나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가운데 혼자 망연자실 해 있는 백작 위로 막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