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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2013년 소고 1

동임 2016. 8. 18. 03:41

2013년 소고



우리집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우리가가 늦게 귀가하니

가족들이 다 모이는 밤에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며 놀다 잔다 .

그즈음 나는 불면증으로 잠이오는 순간이 오면 가족들을 거실에 두고 자러들어간다.


2013년 12월 4일 02시 30분 ㅡ내가 자러 들어간 시간

새벽 3시 50분 잠결에 몸을 뒤척이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몇번을 움직이려 해보아도 꼼짝할수가 없다.눈이 번쩍 떠졌다.


억지로 일어나났다.거실로 나가 벽에 걸린 거울을 보았다.

얼굴이 마비가 와 얼굴이 삐뚫어진건 아닌지 하여.

다행히 얼굴은 아니다. 컴퓨터방으로 가서 컴퓨터를 켜고 

반신마비를 검색한다. ,.40대에도 올수 있고 재활을 잘 하면 

한두달이면 완쾌할수있단다. 서둘러 응급실을 가야했다.


옷방에 벗어둔 코트속 주머니에 카드는 있으므로 침실옆의 휴대폰을 

가지러 안방으로 들어갔다가 남편의 발에 걸려 압사한 개구리처럼 

대자로 넘어져 꼼짝달싹 할수가 없었다.자다 깬 남편이 놀라서 일어나  

괜찮냐고 묻는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가야겠어.

119를 부를까?

무슨 당신이 차를 가지고 집 앞으로 오는게 빠르지.

놀란 남편은 방방이 아이들을 깨운다.

아이들이 놀라 뛰어나오고 옷을입히는동안 남편은 차를 가지러 간다.


새벽 4시반의 대학병원 응급실 아무도 없다.

접수처에서 이것저것 기록을 하는데 똑바로 서지지를 않는다.

접수처의 직원이 얼른 휠체어를 가져온다.


평생 처음 타보는 휠체어.

기가막혀 헛웃음이 나온다.


사람이 없는 응급실에선 다음다음 조치가 재빨리 이루어진다.

앳된 레지던트가 아스피린 세알을 준다.

뇌경색의 진행이 더이상 되지않기위해서란다.

평생 아스피린도 처음 먹어본다.


걱정하는 아이들을 집으로 보내고 음급실 빈공간에 누웠다.

병원 응급실 천장을 보노라니 헛웃음이 나온다.

이 순간이 믿기지않는 남편도 허허허 헛웃음을 짓는다.


딴에는 내가 당황할까봐 그런걸 안다만 이렇게 누워있는 

내가 한심해서 남편의 마음까지는 못헤아리겠다.


 아침이 되자 뇌질환중환자실로 이동시킨다.

 

중증 뇌질환 병실에는 커튼으로 가려져 있을 뿐 남녀 구분이 없다.

대부분 70대 남자환자들 틈에 젊은 여자 나 하나다.

우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누우니 진짜 환자 같다.

이 상황이 아직 사실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


중환자실의 환자는 침대에서 내려오면 안된단다.

24시간 보호자도 있어야 한다.

임시변기와 물통등 자질구레한 입원환자용 소품들이 등장하고


아들과 작은 딸이 번갈아 나를 돌보고 있다.

대학생인 아들은 방학이고 딸은 취준생인 덕이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24시간 이렇게 누워있어본지가 얼마만이던가

넘어진김에 쉬어간다고 그래 나의 휴식기이다.


누워서 소변보고 임시변기의 사용법이 서툴러 잠옷과 시트가 엉망이 되니 아이들이 갈아주고 갈아입혀주고...

저것들을 그리 키웠더니 이제는 나한테 그대로 갚는구나.

아이들을 키우느라 이리뛰고 저리 뛰던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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